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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oice

110829

by parallax view 2011. 8. 29.

1. 조만간 개강이다. 날짜를 제목으로 붙인 포스팅을 하는 것도 오랫만이다. 이것이 소소한 여유를 드러내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또 다시 포스팅은 뜸해질 것이다.

2. 이론을 걷어내고 논점을 명확하게 전달할 때, 그때 가서야 무언가를 '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염두에는 두고 있지만, 나는 너무 서투르고 여전히 성급하다.

3. 무상급식과 보편적 복지 사이의 거리가,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 사이의 거리보다 더 넓은 것일까?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얼마나 미적지근한가? 과연 한국에서 '보편적 복지'란 무엇인가? 정치와 행정은 또 어떻게 다른가? 지난 덧글 논쟁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지적과 설명없이 너무 많은 것들을 그냥 넘겨버린 건 아닐까? 구체적인 수준에서의 분석 없이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만을 남발한 결과, 논리는 없고 주장만 있는 말들을 한 건 아닐까?

내가 혼란스러운 것은 아직도 국가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떤 '사회적 공동체'를 진지로 만든다 하더라도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끝내 국가라는 점에서 그렇다. 차라리 단호하게 "권력을 소비에트로!"라고 말하는 것이 나을까?

4. 푸코든 맑스든 몇 가지 개념을 가지고서 그들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게다. 이번 방학은 거의 푸코 텍스트와 함께 한 것 같다. 동진 샘이 진행하는 세미나 하나에, 학과 사람들끼리 하는 푸코 세미나 하나. 책은 평균 일주일에 1권씩 읽었는데, 분량으로 따지면 뭐... 푸코를 "읽었다"고 하기엔 많이 민망해진다. 푸코는 어렵지만 재밌다. 그러나 이론적 자원으로서 어떻게 푸코를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이해가 턱없이 모자라다. 더구나 벌써부터 푸코가 갖고 있는 막다른 골목이 느껴지는 듯해 갑갑하기도 하다. 그래도 푸코는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겨울에는 맑스, 그 중에서도 『자본』을 정주행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5. 학기가 시작되면 푸코 세미나로 미뤄뒀던 책들을 읽으려고 하는데, 그게 또 미뤄질 지도 모르겠다. 이번 학기도 강의 세 개를 들을 것이고, 팀티칭이 두 개이지만 현미킴 샘 강의 때 읽어야 할 텍스트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아서... 학기 첫째 주 ~ 둘째 주 사이에 시간이 남을 테니 그때를 노릴 수밖에.

6. 저녁이 되면 부쩍 가을이 느껴지는데, 낮에는 너무 더워서 도로 여름이다. 저녁은 앞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저녁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를 간지럽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벌써 동이 텄다.

1917년 7월 4일 볼셰비키가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장면. 맨 앞 피켓에는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고 써 있다.
출처 : 노동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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