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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

100409

by parallax view 2010. 4. 9.
1.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여전히 사는 게 무섭다. 단지 무서워도 걸어갈 뿐이다.

2. 그 동안 읽은 책이라곤 안수찬의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뿐이다. 그나마도 후배에게 빌려준 책이 연체되어서 당분간 대학도서관에서는 대출불가. 기왕 대출 못하는 김에 좀 더 갖고 있다가 반납했다.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는 퍽 괜찮은 책이었다. 언론고시 준비생의 필독서라 할만 하겠다. 기자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기자의 톤으로' 드러낸다는 게 인상적. 기자로서 마음가짐이라거나 기사작성법, 시험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꼭지들 사이로, 기자로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따뜻한 시선으로 되새김질하는 것도 좋았다. 유명세에 비해 내가 너무 늦게 읽었다.

3. 언젠가, 나 자신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다(leopord, <지도가 필요해>). 지도를 그리는 건 좋은데, 정작 빌려놓은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은 방치하고 있다. 당분간 생활도서관도 대출정지되겠지. 반납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읽어야겠다.

4. 룸메이트가 선물받은 <기형도 전집>을 슬금슬금 보고 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시는 너무 낯설었다. 나와는 너무나 상관없는, 머나먼 언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시를 한 번이라도 꼭꼭 씹어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그 숱한 시들-그들은 모두 엄선된, 우수한 시들이다-보다 덜 매끄럽고 더러는 투박하더라도, 시가 주는 압축의 묘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만 같다. 인간의 언어가 품고 있는 리듬이, 리듬에 담긴 감정이, 감정에 숨은 어둠이 끊임없이 시를 잉태하는 것 아닐까. 문득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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